한은 통계 개편…알고 보니 돈줄 증가율 3.5%p나 뻥튀기
한국은행이 시중에 풀린 돈의 규모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광의통화(M2)의 산정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정 매뉴얼을 반영해 통계의 정확성과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을 M2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그 결과,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자 M2 증가율이 기존 방식에 비해 3.5%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통계상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시장의 유동성을 판단하는 주요 잣대였던 M2 통계에 상당한 규모의 '착시 효과'가 있었음을 시사한다.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수익증권' 항목이 M2 산정에서 완전히 제외된 점이다. 수익증권은 실물경제의 지불 및 결제 수단으로 보기 어렵고,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 통화량 지표로서의 안정성을 해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 기준으로 무려 497조 1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M2에서 빠져나갔다. 반면, 현금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 등 44조 7천억 원은 새롭게 M2에 편입됐다. 이러한 조정 과정을 거친 결과, 10월 M2 잔액은 4,056조 8천억 원으로, 기존 방식대로 계산했을 때보다 9.2%나 감소했다.

M2 총량의 감소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의 변화다. 기존 방식으로는 8.7%에 달했을 M2 증가율이 새로운 기준으로는 5.2%로 집계돼, 무려 3.5%포인트나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난 주된 이유로 '수익증권'의 이탈 효과를 꼽았다. 이전 기준에서는 수익증권이 전년 동월 대비 36.8%나 급증하며 전체 M2 증가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이러한 거품이 제거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통화량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M2에서 제외된 수익증권은 M2보다 더 넓은 의미의 유동성 지표인 금융기관 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에는 계속 포함된다.
한국은행은 새로운 통계 기준 도입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두 가지 기준의 통계를 함께 공표할 방침이다. 내년 1월에 발표되는 '2025년 11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부터 새로운 기준과 이전 기준을 병행하여 제공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M2 개편은 단순히 통계 산출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중앙은행과 시장이 우리 경제의 유동성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정교한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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