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늦잠은 독' 평일 패턴 깨면 위험 증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은 목 뒤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공기 흐름이 감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코골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고령자나 과체중, 비만인 집단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수면 모니터링 센서를 활용해 사람들의 익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과 수면 타이밍, 무호흡과 저호흡 발생 횟수 등을 측정하는 수면 센서를 사용한 7만52명의 데이터를 검토했다. 분석 대상은 일주일에 최소 4회 이상 수면 기록이 있고, 1년에 28회 이상 유효한 무호흡-저호흡 지수(AHI) 측정값을 가진 성인으로, 연평균 AHI가 시간당 5회 이상인 사용자였다. 대상자 대부분은 과체중의 중년 남성이었다.
연구 결과, 토요일에 OSA 발생 확률이 가장 높았다. 시간당 15회 이상의 호흡 방해가 발생하는 중등도 이상의 OSA 발생 확률은 수요일에 비해 토요일이 18% 더 높았다. 특히 주말 효과는 남성과 60세 미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수요일과 비교했을 때 전체 남성은 토요일에 OSA가 발생할 확률이 21% 증가했고, 60세 미만 남녀를 대상으로 할 경우 24% 더 높았다.
평일과 달라진 수면 패턴도 OSA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대비 주말에 45분 이상 더 자거나, 1시간 이상 수면 시간이 늦춰지거나 빨라지는 경우, OSA 발생 확률은 각각 47%와 38% 증가했다. 이는 수면 주기 자체가 교란되면서 신체에 부담을 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원인을 정확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음주나 흡연,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같은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커트 교수는 "사람들은 주말에 음주를 더 많이 하고 흡연도 더 잦아진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리람 아이어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호흡기·수면 전문 컨설턴트는 "술과 흡연이 주말 OSA 악화의 원인이라는 연구팀의 설명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활습관 변화로 기존의 OSA 증상이 악화되는 현상을 '사회적 OSA'라고 명명했다.
라이언 친 타우 청 런던 클리블랜드 클리닉 전문의는 "술과 흡연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의학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식단 관리, 체중 조절, 음주와 흡연 습관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수면 센서를 구매한 집단의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과 일부 생활습관 정보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그러나 7만 명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말과 OSA 심각도 간 연관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수면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평일과 주말 간 생활습관 차이가 수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수면 무호흡증 관리에 있어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며, 특히 주말 패턴 변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음주, 흡연 외에도 스트레스, 운동 패턴, 식사 시간 등 다양한 생활습관 요인이 주말 OSA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주말 수면 패턴 변화가 심혈관계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과 연결되는지를 탐구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반인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평일과 주말 간 수면 패턴 차이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OSA 예방과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음주와 흡연을 주말에 집중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OSA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경고하며, 주말에도 평일과 유사한 수면 시간과 패턴을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번 연구는 '사회적 OSA'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수면 건강 관리에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만 명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앞으로 수면학계에서 평일·주말 수면 차이에 대한 중요한 기준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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